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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

소풍/한상현

퀘런시아 2019. 1. 1. 15:45

   소풍!!  자전적 에세이랄까..  여든이 훌쩍 넘으신 옆집 할머니 같으신 분의 살아오신 이야기다. 잊어서는 안되지만 잊고 살았던 삶의 이야기가 소롯이 녹아 들어있다.  긴 세월 이야기를 힘들게 써 내려갔을 생각을 하면 존경심 마져들 뿐이다. 한줄 한줄 눈물로 얼룩진 고된 삶, 그 속에서도 꿋꿋한 삶의 의지를 가지셨을 우리의 어머님 같은신 분임이 틀림 없다. 누군가 이런 잊혀져 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후세에 전해야겠다는 작은 소망으로 시작을 했을 텐데, 몇 줄 안되는 독후감 후기를 쓰기로 다짐하고 시작한 용기가 게으름으로 희석되어 가는 나에겐 작가의 부지런함과 사물을 보는 통찰력과 남긴 이야기가 부러울 뿐이다.

행여 잠 깰라 살그머니 방문을 열고 나가셨을 어머니...                                            눈이 소복이 쌓인 마당에 오목조목한 발자국은 분명 어머니의 것일 게다.                        자기 닮은 아이들 행여 배 고플까 아랫채에 뭔가를 가지러 가신 모양이다.

  어머님의 모습을 보는것 같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어머님, 4월에 그 길을 떠나셨는데 이제 어느 길에서 고된 몸을 쉬이고 계실까요...식들 잠깰까 새벽부터 바시락 거리신다. 일찍 먼길 떠나는 아들 굶길까바 뭔가를 챙기시나 보다. 구멍 뚤린 창호지 사이로 구부정하게 걷고 계시는 모습이 안쓰럽다. 둘러쓴 머리 수건 위로는 아직도 얄궂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황소 바람이 싫은 아들은 잠이 덜깬 눈을 비비며 탓만 한다. 이 새벽에 무얼 그리 하시냐고...母子의 인연이 이렇다.

  인생은 참 인연도 많은가 보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들 딸...직장동료, 선후배, 또 어떤 인연으로 무수한 인연을 만들면서 부딪치다가 결국은 이세상과 이별을 고한다.“이 세상 소풍 왔다 잘 놀다 간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인생은 소풍인것 같다. 잠시 우리가 빌려 쓰고 되돌려 놓고 가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슬픈 소풍 보다는 추억이 많은 소풍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먼 훗 날 뒤돌아 곱씹을 때, 소풍이 끝나는 날, 슬픔은 추억으로 줄어들 테니까. 황혼의 나이인 작가의 열정에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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