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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나의 詩, 수필 (9)
책 사 랑 방

-- 호숫가에서 -- 당신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솜 이불 같은 산자락에 둘러 쌓인 조그만 호수 뭉개 구름 몇개는 배가 되고 새들의 날개짓은 노가 되는 그곳을 하염 없이 바라봅니다 호수는 요람이 되고 청량한 새의 노래는 자장가 되어 황혼에 비친 비단 물결 위를 한없이 떠돕니다 새, 바람소리에 취해 손잡고 거닐었던 오솔길 끝엔 아담한 호수가 있어 오늘도 쪽배 하나 무심결에 띄어 봅니다 당신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兄! 눈이 가늘고 치열이 고른 兄! 안녕하세요? 구구절절 인사말도 많았던 섣 달도 침묵을 지킨채 길게 누워가고 있군요. 찬 골목의 모퉁이 밤이 어둡고, 바람이 거세고. 그때가 한 겨울 이련가! 바바리 옷깃을 여미면서 그곳을 떠나올 때, 내리치는 눈발 속에서 이별이라는槪念을 아름답게만 물들여 놨었지요. 적어도 우리의 離別만은! 간밤엔 왜 그런지 잠자리에서 일어나, 긴 밤, 모두가 잠자는 밤, 폭우가 눈이되어 내리는 하늘을 지켜 봤어. 폭설이었겠지. 수은등 저쪽은 보이지 않는 암흑의 세계였고, 수은등 갓위에 수북이 쌓이고, 드디어는 내리치는 눈발에 불빛과 함께 포말이 되어서 무너지고, 무너지곤 하더군. 획을 그으며 포근하지만 떨어지는 눈은 싸늘한 감성의 소유자이고 대지를 뒤덥는다지만, 창가에 서 있는 부..

어느 날 인가! 선홍색으로 물들어가는 남천강을 바라보다가, 스산한 바람이 열린 창틈으로 밀려 올 때 쯤, 책상위에 펼쳐진 잡다한 것들을 치운다. 이제는 늘상 걸어왔던 그길, 그 둑을 따라 돌멩이나 차고, 다리를 건널때는 습관처럼 다리 난간을 훓으면서 가리라 생각했다.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낮은 음으로 내려가다 무엇인가 움켜잡으려는듯 부드럽게 올라채는 알 수 없는 곡조, 그리고는 창공에 올라 퍼지는 가슴을 적셔 주는소리..발길은 어느덧 그 소리를 더듬으며 둑 위로 옮겨지고 있었다. 질퍽하게 피로 물들은 고통 속에서 존재하는 계란 노른자 같은 하늘녘에 우뚝 솟은 모습으로 그는 장승처럼 서 있었다. 이세상의 모든 고통으로 찢긴 듯한 육신을 하고... 책장을 정리하다가 빛바랜 원고지를 발견했다...
-- 어머님-- 여 닫는 문틈 사이로 찬 바람, 눈 밟는 소리 굽은 등 위 눈마져 힘에 부친듯 지팡이도 휘청거리고 먼 길 떠나는 아들 손에 무얼 안길까 거친손이 바쁘다
-- 바람과 시간 -- 바람이 시간에게 묻는다 어디서 왔지? 어머님 품에 있었지.. 시간이 바람에게 묻는다 그때 너는? 비, 바람 막아주고 따뜻하게 감쌌지... 그럼 이젠 우린 무얼하지? 누군가의 가슴으로 갈까? 그래도 세상은 살만 할테니 -2018년 4월 12일 어머님 영정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