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마카라스카
- 도나토 카리시
- 상처 떠나보내기
- 작별하지 않는다
- 존 마스든
- 잔느
- 더는 나를 증명하지 않기로 했다
- 포스토이나 종유동굴
- 핫 밀크
- 장서우
- 사람의 본질과 관계의 진실
- 톨스토이
- 쥬에민
- 시작
- 인문역사기행
- daum
- 인간다운죽음
- 이반일리치의 죽음
- 부활
- 데버리 리비
- 성로브르
- 셜록홈즈
- 프레드릭 배크만
- 류시화
- 아서 코난 도일
- 사뮈엘 베게트
- 플리트비체 레이크
- tomorrow
- 생활
- 북행
Archives
- Today
- Total
책 사 랑 방
방/선생님!(2013년 11월 22일 호방까페) 본문
-- 방/선생님! --
내 가슴에 방 하나 생겼습니다.
아니 어쩌면 가슴 깊은 곳에
켜켜이 먼지 묻은 자물쇠에 덧없이 흔들리고
오랫동안 찾지도 않은 조그만 방
생긴게 아니라 잊고 살았었다고 해야 맞을지도 모릅니다.
“선배..그 때 그 시절이 좋았지!!..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시절이야”
소주 잔을 건네면서,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을 한 아름 안고 그는 떠났다. 이젠 오랫동안 거뜬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던 정렬되지 않은 언어들... "대신 선물하나 주고 갈게” 그리고 후배는 홀연히 떠났다.
선물?? 방/자물쇄 번호!
화려한 스마트폰 앱 너머로 기계음이 들리고
켜켜이 먼지 뭍은 자물쇠가 열리고 있었다.
선생님!!! 뜨거운 가슴, 울컥임이 솟고...
"제가 얼마나 찾았는지 아세요?"
세이클럽, 은사 찾기, 교육청 뒤지기 무슨 말들을 토했는지도 모릅니다.
밑줄친 교사용 참고서가 없었더라면 멀리 떠날 수도 없었어요.
지금의 제가 있을 수도 없었답니다.
진학이 결정되고 눈이 소복이 내린 날 털털거리는 버스를 타고 간
화엄사 대웅전 앞에서, 꼬~옥 잡아주던 손길 잊을 수 없습니다.
‘푸른 동해 바다 거슬러 북으로 음악 들으며 출근하는 길,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고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이렇게 소식 듣고 보니 꿈만 같고 시공간을 초월한 것 같아 넘 좋다’ 하셨죠?
수 십 년을 또 다른 추억을 쌓아가고 계셨네요?
이젠 한동안 행복할겁니다.
폰에 자꾸만 눈길을 주는 없었던 버릇도 생겼습니다.
자물쇠는 열렸고 그 방에 과일들 잔뜩 쌓아놓고
하나씩 하나씩 곶감 빼먹듯....
하나의 추억이 가고, 또 하나의 그리움이 오려나봅니다. 초가을엔 후배는 갔고, 늦가을엔 방이 하나 열렸습니다. 이번 가을은 따뜻하게 마무리 하려나봅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