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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 랑 방
트럼펫 연주자-밀양 남천강 둑길에서다 (1983년 가을 해질 녘) 본문
어느 날 인가! 선홍색으로 물들어가는 남천강을 바라보다가, 스산한 바람이 열린 창틈으로 밀려 올 때 쯤, 책상위에 펼쳐진 잡다한 것들을 치운다. 이제는 늘상 걸어왔던 그길, 그 둑을 따라 돌멩이나 차고, 다리를 건널때는 습관처럼 다리 난간을 훓으면서 가리라 생각했다.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낮은 음으로 내려가다 무엇인가 움켜잡으려는듯 부드럽게 올라채는 알 수 없는 곡조, 그리고는 창공에 올라 퍼지는 가슴을 적셔 주는소리..발길은 어느덧 그 소리를 더듬으며 둑 위로 옮겨지고 있었다.
질퍽하게 피로 물들은 고통 속에서 존재하는 계란 노른자 같은 하늘녘에 우뚝 솟은 모습으로 그는 장승처럼 서 있었다. 이세상의 모든 고통으로 찢긴 듯한 육신을 하고...
책장을 정리하다가 빛바랜 원고지를 발견했다. 40년 가까운 시간을 깨알 같은 글씨가 버티고 있었다. 아니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공기업에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밀양에 근무 한 적 있었다. 남천강에 밤이 밀려 올 무렵이면 항상 나타나는 트럼펫 연주자... 청춘의 마음에 동경의 대상이 되었나 보다. 그때 그 연주자를 보고 남긴 글 그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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