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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 랑 방
이반일리치의 죽음(레프 톨스토이) 본문
지난번 올렸던 톨스토이의 소설 <부활> 독서 후기에, <부활, 1899>은 '끊임없이 법집행의 부당성을 어필하고 계몽주의적 성향이 깊다'라고 쓴 기억이 있다. '아는것만 보인다'는 속담이 있다. 짧은 가방 끈을 자인한다. 이 소설은 평화주의를 표방하는 두 호보로 종파를 위한 자금을 모으려고 썼고, 이로인해 러시아 정교회로 부터 파문을 당하고, 방랑생활을 하다 초라한 죽음을 맡게 된다는 내용을 부연코자한다.(사진 톨스토이 무덤)
이 소설을 극찬한 프랑스의 작가 기 드 모파상은 낙담해서 이런 문구를 썼다고 한다. "내가 한 모든 일은 무의미 하며 내가 쓴 열 권의 책 역시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큼 이 소설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중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메멘트 모리주)1작품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죽음에 다가가는 공포를 떨칠 수가 없다.
이반 일리치는 항소법원 판사로 재직하던 중 마흔 다섯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의 아버지는 폐테르부르크의 여러 관청과 다양한 부서들을 두루 거치며 출세의 길을 걸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출세란 것이 어떤 중대한 직무를 맡겨도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없는 무능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사람이 단지 과거에 오랜 경력을 쌓았고, 고위 직책을 맡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파면은 고사하고,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굳건히 지켜 나가는 그런 종류의 출세였다. 이반 일리치는 편협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물질적이다. 법대를 나오고 막연히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고, 출세를 위해서는 인맥을 동원하고 기회를 잡아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 그의 가정은 무관심으로 대변되는데, 그 이유는 부부가 서로 맞지 않고 애정마저도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가정생활이 이렇게 되자 이반 일리치는 직장에서의 일과, 몇몇 친구들과 어울리며 카드놀이를 하는데서 만족을 찾았다. 카드놀이는 적은 판돈을 걸고 조그만 행운이라도 즐기자는데 있기 때문에 도박에 중독될 염려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구입한 주택의 커틴을 달다 사다리가 넘어지는 바람에 옆구리를 다치게 되고, 통증이 시작된다. 그로 인해 통증은 지속 되고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맡게 된다. 서서히 옥죄어 오는 고통은 유명한 의사도 원인을 찾지 못한다. 병상에서 그는 모든 사람을 증오하고,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과정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준 고통과 시련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죽음을 대하는 주변인의 태도는 독자들에게 한번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케 한다. 그가 병석에 있을 때는 다시 돌아 갈때를 대비해서 공석 으로 놔뒀었지만, 만약에 그가 사망 할 경우 그의 자리는 누가 가게 될것이고, 또 그로 인한 공석은 다른 사람이 승진하여 앉을것이라는 생각들을 하고있다. 가장 절친한 친구였던 표트로 이바노치 마저도 친구의 공석자리를 처남이 대신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동료의 죽음은 내가 아니라 동료가 죽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느낀다. 죽음은 주변인들에겐 별개의 문제다. 아내 표도로브나는 남편의 사후에 받게될 연금에 관심이있고, 딸은 배우자가 될 집안으로부터 거절당하지 않을까 염려한다. 또한 동료들은 추도식에는 예의상, 도의상의 도리만하고, 이반 일리치와 종종 즐겨왔던 카드놀이를 즐기기 위해서 추도식장을 빠져나가기 바쁘다.
삶의 종착역은 죽음이고 누구에게나 그러듯이 우리 가까이 있는지도 모른다. 죽음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고통도 누가 대신해주지도 않고 죽음을 맞이하게된다. 죽음을 맞이 할 때는보통 네가지의 단계를 밟는다고 한다. 분노-거절-타협-체념단계다. 다른 사람 아닌 왜 하필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났나? 그 책임을 다른 원인으로 돌리고 거절한다. 그 상황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이젠 어쩔 수 없으니 조금만이라도 더 살게 해달라. 모든 상황을 체념하고 상황을 받아 들이면서 죽음에 이른다고 한다. 고통과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분노로 병상에서 힘들게 투병했던 그는 가족들이 받았을 상처에 더 괴로워 하면서 그를 괴롭혀왔던 통증과 대화한다. 체념의 순간이 온것이다. 그러자 무시무시 했던 통증은 사라지고 그의 귀에 "임종 하셨습니다"라는 말이 들린다(사람이 임종할 때는 항상 귀와 관련된 세포가 마지막 까지 살아있다고 한다. 그래서 임종을 앞둔 사람 한테는 좋은 말만 하라고 한다. 망자가 다 듣고 있기 때문이다) 숨을 다시 깊게 들이 마셨다. 그리곤 영원히 내밷지 못했다.
숨막히게 전개되는 죽음으로의 질주, 간결하면서도 내면의 표현이 독자의 시선을 떼놓지 못하게한다. 하인 게라심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위로 받으면서, 조그만 통증의 완화가 심리적 안정일 뿐인데 병세의 호전으로 착각하는주인공은 평범한 사람이 그 상황에 처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아닐까...어린아들 품에서 그 질긴 생명의 끈(불 동굴에서 발목이 잡혀 환하게 빛나는 바깥 세상을 나갈 수 없다)을 놓을 수 있었다.
-누구나 사람은 죽음을 향해 달려 가는줄도 모르고 산다-
<나는 조금씩 산을 내려오는 것도 모르고,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고 믿고 있었던 거야.
산을 오르는 것으로 보였지만 정작 내 발 밑에서 진짜 삶은 멀어지고 있었던 거지>
주)1 메멘트 모리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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