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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유성이 본문
88세 노인의 마지막 인생을 함께한 간병사의 22일 동안의 호스피스 병원 일기다. 노인과의 처음 만남과 임종 후 마지막 순간까지의 섬세한 기록이다. 혹시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겠다. 오래 전 어머님을 요양병원에 모셨던 일이 겹쳐지면서 많은 호기심을 유발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의 삶은 당사자 본인뿐만 아니라 간호하는 간병인, 간호사 그리고 가족에겐 많은 노력과 비용을 요구한다. 60년 가까이 수절 하시면서 자손들 다 떠나 보내고 혼자 생활하게된 모친은 처음엔 시설로 가시는 것을 몹시 싫어 하셨다. 하지만 나이드는게 죄라더니 점점 기력이 쇠하신 모친의 마지막 종착지는 요양병원이었다. 수시로 울려대는 병원의 호출 전화 소리와 모친의 고집(그 고집으로 홀로 4남매를 키워 내셨다)으로 인한 불화 등이 모두를 지치게도 한다. 나에겐 그 시절이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병원과 직장을 오갔던 시절, 많이 힘들었었는데 돌아가시고 난 뒤엔 또 다른 후회가 든다. 그순간 내가 더 참아야 했었는데, 더 잘했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가 들 때가 많다. 치매도 오시고 섬망증상으로 잠도 주무시지 못할 때도 많았다. 화장실 이용 중 밀고 다니시던 주행 보조기 바퀴가 벗겨진 수채구멍으로 빠져 넘어지셨다. 대퇴골 골절 판정을 받으신 어머님은 거동도 못하시고 꼼짝 없이 침상에 누우신지 2년 후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때가 어머님 인생중 가장 불행한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본인 의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절망의 시간들...다가오는 시간이 분명하게 말해 주는건 점점 죽음과 가까와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을것이다. 그시간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드셨을것이다. 적어도 어머님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던 요양병원 간호사님, 간병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어머님은 더 인간다운 마지막 삶을 살 수는 없었는지? 수술을 하시고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진 다음 날 생신이라 그토록 좋아하시던 생일 선물(손수건과 양말을 참 좋아하셨다)을 들고 병실을 찾았다. 계속 잠만 주무시는 것이 이상해서 간호사실에 물었더니 수면제를 처방해서였단다. 보호자 동의 없이 이래도 되냐고 따졌더니 이제 끊겠다 한다. 수술을 마치고 꿰맨자리를 주무시다가 긁을까봐 포박을 하였는데 많이 답답하셨던지 간병하시는분하고 트러블이 있었던 모양이다. 낯선 환경과 병원, 처음본 간병사와 맞지 않았고, 간병사분은 간호사실에 어머님에 대한 불평을 하소연 한 모양이다. 그렇게 내려진 처방이 수면제였다니 기가막힐 일이었다. 위중한 환자에게 수면제나 진통제 등을 처방 할 때 환자나 보호자에게 충분히 고지 하여야 한다. 그길로 눈을 감으셨으니 어머니 한사람의 인격체는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모를 마지막을 정리할 시간이 있을 수도 있었다. 소중한 시간이 강탈된 느낌이었다. 누군가의 편의가 누군가에게는 한으로 남는다.
요양시설로 가는 것은 현대판 고려장이라 하여 기피하는 경향이 많은데, 돌봐주는 사람 없이 홀로 병마와 지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 한다는 것도 그처럼 고독한 순간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노인들을 위한 시설이 확대 되고 충분한 환경을 갖춘다면 삶의 마지막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이런 시설에 간다는 것은 형편이 되지 못해 홀로지내는 독거노인에 비교 한다면 행복한 삶인지도 모른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영혼과 육신이 분리되는 순간을 죽음이라 하지 않을까? 인간은 예외없이, 살면서 한번은 산도의 경험을하게 된다. 쇄락의 고통을 겪다가 죽음을 맞는다. 출생과 살아온 삶은 다르더라도 죽는 순간만큼은 누구에게나 평화로웠으면 좋겠다는게 작가의 소원이 아닐까? 인간에게는 누구나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고, 인간다운 최후를 맞이 할 삶이 보장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다운 죽음은 무엇인지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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