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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 랑 방
까망이 본문
까맣다고 해서 얘를 까망이라고 부르는 것 만큼이나 그렇게 까맣지는 않다. 털이 우중충한 회색에 가깝고 마땅히 부를 만한 이름도 없어 '그냥 까망이라 하자'로 낙찰 되었고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지 벌써 6년이 지난것 같다. '원래 두 마리가 한쌍 형제였었는데 두 마리 다 데려 올수도 없고 얘가 더 잘 생긴것 같더라고요' 그것이 우리 식구와 인연이 된 둘째 아들이 말하는 무미건조한 입양 사유였다. 동생인지 형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기준으로 졸지에 두 형제는 이산가족 처지가 됐다. 그렇게 러시안블루 까망이는 우리와 식구가 됐다. 까망이 형인지 동생인지 잘모르겠지만 어디선가 잘 살고 있으리라. 배설물에서 나는 코를 자극하는 냄새와 두드르기가 날것만 같은 처음 인상이 거부감으로 작용했지만 인연이 되려는지 세월의 탓인지 어느덧 제법 친밀한 친구 아닌 친구가 되어 썰렁한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때가 많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앞 두다리를 잡고 세워 흔들면 잠에서 깨어난듯한 몽롱한 눈으로 "그러는 당신은?"하고 되묻는 듯한 얼굴 표정으로 한방 날린다. 쭉쭉할까 하고 입을 내밀면 꼬리를 한참 털다가 벌러덩 하곤 기지개를 켜는 꼴이라니 세상 부러울것 없고 근심 걱정 없는 냥팔자다. 하루 열여섯 시간을 잔다니 잠도 많다. 먹을것 챙겨드시고 잠자리를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사라지면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람 말소리를 알아 듣는지 '까망아'하고 부르면 '냥냥'거리면서 달려와 머리를 들이민다. 이제야, 애완동물은 이별의 아픔이 너무 커서 다시는 정 안준다는 푸념이 이해 할만 하다. 요즘은 애완동물 키우는 가정이 많아 진것 같다. 비혼 청년들이 늘어나고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삶의 헛헛함을 반려동물로 채우는가 보다. 반려동물 근처도 가기 싫어 했던 나도 까망이가 정이 든 모양이니 말이다. 언제 까지 함께 할수 있으려나! 이별의 공백이 너무 크지만 않았으면 좋겠고 사는 동안 건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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