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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간인가(아우슈비츠 생존 작가/프리모 레비)

퀘런시아 2016. 8. 4. 22:45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 수인번호 174517. 이탈리아의 작가이자 화학자인 그는  1941년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지만 유대인이라 좀처럼 직장을 구하지 못하다가, 유대인임을 숨긴다는 조건으로 화학 공장에 취직한다. 1943년 9월 독일군이 트리노를 점령하자,  그는 아오스타 계곡으로 들어가 반 파시즘 빨치산 부대에 가입하여 투쟁했다. 하지만 동료의 밀고로 1943년 12월에 체포되어 아우슈비츠로 이송된다.  단지 유대인이라는 죄목이었다. 창문 하나 없는 가축을 운반하는 열차에 실려, 유대인 절멸정책의 일환으로 세워진 아우슈비츠로 향한다. 이곳에 이송된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즉석에서 가스실로 실려가 살해되지만, 젊고 건강한 자만은 강제 노동 현장으로 보내졌다. 아우슈비츠와 그외 수용소 등에서 희생된 유대인은 600만명이 넘었고 소련군에 의해 구제된 수인은 7000명에 불과했다. 그중에 한명이 프리모 레비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유대인들은 열차에서  내려 발가벗기고 막사를 통과한다. 막사를 나서는 순간 독일군 SS대원의 손짓에 따라 왼쪽, 오른쪽으로 갈리는데, 그것은 생 과 사의 경계였다. 가스실과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부나'라는 막사다. 저항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선택의 여지는 없다. 유대인에 대한 차별 정책은 나치가 권력을 장악하기 전부터 존재했다 한다. 그때부터  체계적인 유대인 배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갔다. 1935년 뉘렌베르크 법안이발효되면서 유대인의 시민권이 박탈당하고 사회적 병균으로 지정된다.  1938년 '수정의 밤' 사건을 계기로 유대인에 대한 물리적 축출로 바뀐다. 유대인 재산은 몰수되었고, 독일을 '유대인 없는 나라'로 만들자는 국가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행되었다고 한다. 히틀러가 주도한 유대인에 대한 인종 차별정책은 엄청난 수의 학살로 결국에는 절멸 수용소 까지 등장 하는데, 집단의 편협된 사고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는 경고를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작가는 이책에서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담담하게 얘기한다. 주관이 개입되지 않는 객관적 사실을 기술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이성적 판단을 하게 한다. 물, 전기, 식량, 의복, 잠자리 등 인간이 필요로한 것은 거의 없다. 모든걸 스스로 구해야한다. 선별이라는 가스실 직행의 운명 앞에서, 삶을 이어나가려는 인간의 의지는 어디까지 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작가는 독일인은 유죄라고 한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은 질문하지 않으며, 질문한 사람에게 대답을 하지않는다'  그들의  침묵은 암묵적 동조라 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자행한 학살을 그들이 모를리 없다. 단지 덮어 뒀을 뿐이다. 집단적 그룹의 편향적 사고의 결말이 인간을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지 경계해야 한다.

  프리모 레비는 푸르스럼한 수인번호를 각인한 채 자살한다. 그의 묘비에 써있는 수인번호 174517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좀더 그럴듯한 명목으로 포장되어 있는 잘못된 의식은 포장만 벗겨내면 광기로 돌변하고 인류의 재앙을 불러 올 수 있을것이다.  작금의 세계 정세는 이슬람 국가의 종교 갈등으로 인한 테러, 북한의 코너에 몰린 광기, 미국 치안 문제,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일본의 대륙을 향한 흑심...수인번호 174517, 그는 절망하는 눈빛으로 우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