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이야기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퀘런시아 2015. 6. 25. 21:19

  머리는 인간 몸통은 사자인 신화 속 괴물 스핑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테베의 관문을 지나는 통행인에게 "아침에는 다리가 넷이었다가 낮에는 둘, 저녁에는 셋이 되는게 무엇인가? 모른다면 너를 죽일것이고 안다면 내가 죽으리라" 했다. 정답은 인간이었고 정답을 맟춘 신은 오이디프스였다. 아침, 낮, 저녁으로 대별되는 인생의 과정을 인간의 출생에서 부터 죽음, 내세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통과 의례인 20가지 과정을 냉철한 시선으로 기술하고 있다. 

  인생의 주요 과정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출생은 스포츠카를 받고서 곧바로 열쇠를 잃어 버리는 것과 같다. 출생은 삶을 주지만 삶에 필요한 의미를 주지는 않는다.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 가는 각 개인의 몫이다.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걸음으로써 세상에 흔적을 남기특별한 언어인 옹알이로써 사물에 의미를 부여한다.

  학교에 가서 똑같은 의미를 가진 교과서로 정형화 된 교육을 받고 졸업하면 운전을 배우게 된다. 운전할 때 우리는 자유다. 그러나 사실 그 자유는 규칙으로 자신을 통제해야만 얻을 수 있다. 운전면허는 보조강사로부터 탈출이다.  옆에 없어도 즉, 통제하는 자가 없어도 그것을 익혔기에 면허증를 따고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 일탈의 세상을 꿈 꿀 수도 있다.

  첫 투표는 한 나라가 나를 가장 진지하게 대하는 순간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되지 않을지에 대한 암묵적 성향을 나타내지만, 투표지를 함에 넣는 순간의 신념은 다른 사람들의 투표로 인해 나의 성향은 묻혀 버릴 수 있다. 나의성향과 정반대의 결과로 첫 투표의 로망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아픔을 맡볼 수 있다.

  취직을 하고, 사랑하고, 결혼, 출산, 이사, 결국 어디에도 올바른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중년의 위기를 맞고  은퇴하고 늙어간다.  늙어감이란 깜깜한 어둠속으로 비행기의  신호등이 점점 희미하게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다음 단계는 죽음과 내세에 이르는데, 이것은 죽음 뒤의 사정과는 별 관계가 없고, 지금 여기 우리의 삶과 관계가 있다. 그래서 '내세'는 사실상 양심의 또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20단계의 인생 통과의례를 읽어가는 과정은 엔지니어가 학점을 이수하기 위해서 인문학 강좌를 들어 가면서 졸음을 이기려는 것과 같다. 반복해서 읽어 봐도 도저히 알 수 없는 어귀가 많다.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자의 삶의 지침서로서 좋은 도서라고 할 수 있겠다.